내려서 좀 걸었습니다. 친구들은 길가의 풀과 꽃들이 이쁘다며 막 사진찍었지만 난 어디 나갈때마다 엄마에게 하도 길거리 식물강좌를 들어와서 오히려 질려서 무관심...
막 지치기 시작했을때 펜션도착. 마리솔펜션.
와오! 원래 펜션 홈페이지 사진은 뻥이 반이라는데 여긴 홈피사진이랑 비슷해! 간지남!!
들어가는 길. 소나무들 때문에 바다놀러온게 아니라 숲 놀러온거 같음.
요 건물이 우리가 묵은 '데이지'룸. 아담하고 귀여운 독채건물. 다른룸은 원룸형인데 요건 독채! ...아니다 더 큰걸로 독채가 두어곳 더 있었던가... 어쨌든 펜션의 로망은 독채! 완전 로망이지!! 은근히 찾기도 어렵고 비싸지만 어떻게 적절하게 구해본 독채룸!
우린 바베큐 먹느라 안쓰긴 했지만, 꽤 느낌나는 티테이블. 아담합니다.
야외바베큐 하는 곳. 사실 펜션건물 바로 앞에도 테이블이랑 바베큐통 다 있는데 (부엌에서 들락날락하기 좋도록) 우린 저쪽이 더 맘에 들어서 저쪽에서 먹었죠.
오른쪽에 보일까말까 하는 녹색건물(천막?)은 실내바베큐장. 날씨 안좋거나 겨울때는 저기서 궈먹는대요.
해변까지 걸어갔다오면 모래가 막 발에 묻는데 그래서 엄청 유용했던 발씻는 곳.
방 안으로 들어갔더니...
주방!!
잘렸지만 왼쪽에 냉장고있고요. 냉장고 위에 미니밥솥이랑 아담한 커피포트가 있음. 주방세제 가득 채워져있고 찬장에 밥공기두개 머그컵두개 유리잔두개 그리고 유리잔 밑에칸...소주잔도 두개인가 숨겨 있었음.찾았다 요녀석 덕분에 혹시나해서 산 종이컵 한줄 잔뜩 남아버리고ㅎㅎ 서랍열면 식기랑 냄비랑 후라이펜이랑 칼가위집게 등등이 다소곳하게 있고 깨끗. 다만 인덕션 레버글자가 지워져 있었는데... 감으로 어떻게든 쓸수있었어요. 응.
전자렌지는 관리실건물이랑 다른 큰건물 1층마다 있음. 햇반 끓여서 데우다가 뒤늦게 알게됨... 히히;
주방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몸돌리면 티비랑 창문!! 창밖에 얼핏 보이는 소나무들. 에어컨은... 리모컨 배터리 다 나가서 못써봤는데
관리실에 말하는거 깜빡함 + 별로 안더움
그래서 방비우기 직전에나 말씀드림.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미리 말씀드렸으면 밤사이에 빨래 다 말릴수 있었을텐데
뭐...
늦었어! ㅋㅋㅋ
티비 바로앞에 두세명 누워서 뒹굴거릴 공간있어요. 아니... 더 넓은가? 그리고 쇼파도 있고.
침대!! (그러고보니 홈피엔 침대얘긴 없었는데 침대가 있다?)
원래 여기가 기본이 2인이라 두 사람이 저기에서 자고, 추가인원은 관리실에 얘기해서 이불+베개+깔개 받아서 자는거죠.
나는 애기때부터 어르신기질이 있어와서(?) 침대보다 맨바닥을 더 좋아했기 때문에 바닥을 선점했음.
살짝보이는 쇼파. 쇼파도 귀여운데 짐짝을 막 던져놔서 사진 안찍음ㅎㅎ 그리고 침대바로 옆이 샤워실+화장실. 이쁘고 깔끔한데 우리집보다 나음찍을겨를이 없었다...
샤워기고 세면대고 변기고 뜨거운물도 찬물도 도전적으로(?) 콸콸 나오는데다 이것도 우리집보다 낫다 비누, 샴푸도 있고 치약도 큰거 있고 드라이기도 있고 여분용 휴지도 있고 좋았슴다.
타올은 발깔개1개, 분홍색2개 이렇게 주긴 하는데 여자는 개인 타올하나씩 더 들고가는게 좋을듯. 머리 말려야지.
천장!!
흐흐 나무천장이다 나무천장. 나무천장 이쁨. 그런데 조명이 이거보다 침대쪽이 쬠 더 밝은듯? 반대여야 하는거 아닌가...
참 출입문이 좀 뻑뻑했는데요. (아마 화장실문도 그랬던가) 습한데 나무문틀이라서 약간 뒤틀린걸까... 하지만 여자끼리 왔는데 그쪽이 보안에 더 유리할 거 같고(?) 그래서 그냥 넘김.
어쨌든 도착한 펜션이 너무 맘에 들어서 버스타면서 삽질한거 호롤롤로하게 다 잊어버리고
장본거 냉장고에 넣고 부랴부랴 바다로 나갔죠
바다풍덩 할거니까 카메라고 뭐고 안들고 나와서 그때의 사진은 없음.
바다 들어갈때.
↗ 이러했다
물 잔뜩 빠졌을때쯤에 도착한거라서... 대신에 놀면서 점점 물이 차오르는 걸 느낄수 있었죠.
원래 13일에 모래조각...어쩌고 행사 있다고 했는데 3시 이후에 가서 다 끝난건지, 비올줄 알고 행사를 취소한건지? 흔적도 못봤지만 그래도 괜찮았음. 히히
정줄놓고 바다 들어가서 풍덩. 친구 한 녀석은 계속 파도에 맞서 계속 진격하고 다른 녀석은 파도에 쓸려가듯 점점 해안으로... 원래 좀 무기력한 녀석이긴 하지만 그 중간에서 난 뭘 하라는거냐! 이놈들ㅋㅋㅋ
어쨌든 진짜 재밌었음!!
특히 바다에 몸 담근건 진~~~~짜 오랜만이라서 (여행을 자주다니는 타입이 아님 우리가ㅎㅎ)
낄낄거리면서 짠물도 먹고 귀에 물 들어가고 파도에게 따귀랑 등짝 맞고 바다생물이랑 갈메기도 보고 붙잡혀서 머리끝까지 푹 들어가고 물장구치고 모래성..은 아닌데 하여간 모래로 비슷한것도 만들고 (친구는 스타플라티나 얼굴을 만듬. 네. 그 죠죠의 스타플라티나요) 밀물때문에 서서히 붕괴하는 모습도 지켜보고 눈물겹게 밀물파도를 막으려했던 친구와 다르게 난 내 호빵맨대가리가 망하던가 말던가 시크하게 내비둠.
그렇게 해수욕장에서 놀만한건 다 놀았고...
아 근데 조개는 못캤구나. 몽산포해수욕장이 원래 조개캐기 좋은곳으로 유명하고 그래서 주변에서 삽도 많이 팔고 애 데려온 가족들 상당수가 조개를캐고 있었는데
우린 짐도 줄여야하고, 애기도 아니니까...흥.
근데 보면 막상 애기들은 건성건성 오히려 부모님들이 눈에 불을키고 본격적으로 캐는 삘. 마치 본전을 뽑으려는 것처럼...
바닷물속에서 너무 업되서
앞서 말했듯이 난 안경알을 한짝 잃어버렸고ㅋㅋㅋㅋ (덕분에 시야상태가 몽롱해서 더 정줄을 놨던거 같음) 친구는 샌들한짝을 잃어버렸죠. 못찾아. 절대 못찾아. 특히 안경알은...
그래도 근처에 슬리퍼를 팔고 펜션도 멀지 않아서 친구는 지갑가져와서 삼선슬리퍼 샀구요. 난 한쪽으로 어떻게든 버팀.
바닷가가 모래인듯 뻘인듯...하여튼 그 모래가(모래라고 하자) 부들부들해서 참 기분좋아서 문질문질.
젖어있는 땅이 하늘빛을 가득 반사해서 멀리서 보면 마치 하늘이 땅에 뒤섞여있는 것 같고... 땅반 하늘반.
놀만큼 놀고 점점 해떨어지고 쌀쌀해져서 펜션으로 복귀했슴다.
그리고 씻고 약간 늘어져있다가
바베큐!!!
난 사실 바베큐먹으러 바다온거야 가족끼리 오면 돈아낀다고 바베큐세트 안빌리고 맨날 라면만 먹음
그런고로 나에게는 첫 바베큐.
우왕ㅋㅋㅋ
만원짜리 야자탄바베큐. 숯불은 더 비싸고... 어쨌든 망 위에 살포시 얹은 돼지고기 목살 + 마늘 + 소심한 양송이
살짝 찍힌 발은 바베큐 유경험자 친구. (신발 안 잃어버린 쪽)
굽는 내내 허리손포즈로 고깃집 아줌마포스를 내뿜었음
관리인 아저씨가 친절하게 테이블 바로 옆으로 끌어와서 셋팅해주셨어요. 양념은 집에서 싸들고 왔고 고기랑 채소 등은 마트에서 사왔죠.
삼겹살은 기름 많아서 불쑈가 될지도 모르니까 바베큐 초심자는 기름기 적은 목살이 좋댔어ㅇㅇ 집에서 가져온 허브쏠트로 밑간솔솔. 그리고 소세지도 투척!! 바베큐하면 소세지지 아무렴 (마트에 없을까봐 걱정했었는데 있었다 휴우)
마늘에 끼얹을 기름을 깜빡해서, 고기기름을 뿌리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했는데 목살이라서 기름이 많이 안나오고 귀찮은 것도 있고...패스.
유경험자 친구는 잘 굽는데 완전쌩초보 나는 소시지 껍데기를 태워먹고 ㅋㅋㅋㅠㅠㅠㅋㅠ
게다가 역시... 불판으로 구울때보다 신경써야할게 많음. 망에 안붙게 계속 뒤집뒤집 들춰주고 중앙으로 굴러가는 소시지 스탑해주고...
그래서 첨엔 한사람씩 돌아가며 구우려고 했다가 유경험자 친구를 리더로 셋이 다 매달려서 한꺼번에 다 굽고... 그 동안 잠시 친구는 '바베큐마스터'로 불렸음. 먹으면서 바로 잊혀졌지만 <- 배은망덕
이렇게 펼쳐놓고 먹기로 했습니다.
뫄이쪙
농담아니고 진짜 왕 맛있었다! 내가 소시지껍질 숯으로 코팅한것만 빼면 별로 태우지도 않았고.
굽다가 한점을 땅에 흘리긴 했는데 괜찮다 5초안에 주운건 먹어도 돼 그리고 불로 굽잖니 살균될거야 <-
아 그런데 쌈채소가...
그냥 노멀하게 상추랑 깻잎을 샀어야 했는데 봉지에 담기도 귀찮고(어느양이 적당한지 몰라) 종류별로 골고루 있을거 같아서 이쁘게 포장되있던 쌈채소세트 한봉다리를 샀는데
그뒤론 취해서 좀 가물가물인데 티비보고 그림그리고 놀다가 중간에 슈퍼가서 과자사고 다시 그림그리고 티비보고 놀다가
...음...케이블에서 해준 해리포터 마지막편을 중반이후부터 열심히 봤던거 기억난다.
슬픈연기가 왠지 부끄러웠던 스네이프. 가여운 스네이프가 아니라, 스네이프가 배우가 되서 슬픈연기에 도전 하는것처럼 느껴짐(?) 평소의 정적인 분위기가 너무 강해서 그래...
중간에 바퀴벌레소동도 있었는데 방안에서 나온 건 아니고 한마리가 문틈인가를 타고 들어옴; 친구들은 막 기겁을 하는데 난 그때 술이 덜깼나, 게다가 안경알 한짝 없어서 눈앞에 뵈는것도 없고(?) 겁을 상실했나 태평하달까 그저 멍때리고 있음 '저거 연습장으로 때려잡아야 할거 같은데 그럼 연습장을 못쓰잖아...' 라고 머릿속으로만 계속 생각하고.
그사이에 바베큐마스터가 문열고 어떻게해서 바퀴벌레 다시 나감.
그 소동 전이었는지 후인지 까먹었는데 놀러가기전에 죠죠러 친구가 미션을 하나 던져줬었어요.
'부챠라티 그려서 내놔'
그래서 그렸습니다 부챠라티. 네. 그 죠죠의 부챠라티요.
난 죠죠를 명성만 들었지 잘 몰랐기 때문에 집에서 미리 연습해감. 하지만 슴가부분에 그... 장신군지 문신인지 그건 잘 몰라서 대충대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