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새해라느니 푸른양띠라느니
말 꺼내기 민망할 정도로 날짜가 많이 지났네요.
시계나 달력을 볼때마다 한숨쉬는게 일...
"어이구 벌써 저렇게 지났어?!"

그래도 올해는 좀 낫겠죠. 매년 바라는 거지만
작년엔... 그래도 돈을 좀 벌어서 그건 좀 좋았는데
(부모님께 손을 덜 벌리게 됐으니까)
결국 그 돈 벌려고 한 것도 다 초조해서 그랬던 거니까...

초조해 하지 말자...라고들 하는데
주변을 보면 내가 비참하고 초조해 질 수밖에 없어서

하여간 작년엔 완전ㅡ
초조함의 끝!

곰곰히 돌아보면 그래도 제작년 보다 
분명 나은구석이 있는 작년인데도 뭘 그렇게 막...
그랬었는지

올해는 정말 초조해 하지 말자.
아예 주변을 보지 말자
그런다고 뭐 나아지는 것도 없는데


1.

집안 대청소를 했습니다.



(운전병이긴 한데 참모장 운전병이라 비서일+청소를 더 많이 했다고)

고딩 졸업이후 (아니, 중딩 졸업인가)
동생놈과 이렇게 의기투합한 적이 없었다...

엄마가 그나마 동생 말(과 행동)에는 협조적이시기 때문에
드디어 수십년간 쟁여져왔던 물건들을 처분할 수 있었음

사실 이런식의 대청소는 두어번 정도 더 있었는데
오늘은 정말 파이널. 엄마왈 사실 쌓아둔 게 더 있다고 하는데
거긴 활동범위가 잘 미치지 않는 곳이니까.
늘 부엌이 문제였다고 부엌이... 특히 수납공간! 쫌!!

지금 사는 집에 이사온지 거의 10년째 되는데
쓰기는 커녕 있는줄 조차도 몰랐던 예비(?) 물건들 대량 방출.
예를 딱 하나만 들자면 수저만 수백여벌... 뻥안치고 진짜
근데 집에 아직도 백여벌 정도 남아있음


그러니까 요런 물건들...




하여간 계속... 증식하고 있었거든요. 물건이.
이사오기 전 집이랑 전전 집에서부터 끌고왔던 거부터 시작해서...
결국 싹 모아서, 재활용 내놓는 날 민망함을 참으며 물건들을 내놨더니 
이웃분들이 이사가냐고...;

어쨌든 한 가정에서 계속 썩고있던 자원들이
(정말로 비닐이 분해되서 바스라져 있는 걸 봤음;; 
플라스틱은 녹아서 끈적거리고)
지금부터라도 보다 유용한 곳에 쓰이길 바라며...


덕분에 부엌이 아주아주 쾌적해졌고 
이제 냄비를 안에 넣어두고 쓸 수 있게 됐어
찬장을 열면 바로 양재기가 보여

뭐 하나 꺼낼 때마다  퍼즐 할 일도 사라졌고 (아마도 당분간은)
부엌 비쥬얼도 좋아졌고 기분도 좋아졌고
그동안 쭉 염원했던 걸 이뤄서인가
나는 이거랑 아무 상관없는 다른 의욕들까지 충전돼 버렸는데
가령... 지독한 만화 슬럼프 극복

막상 대업(?)을 이루어낸 동생은
다 끝내고 나니까 급격히 의욕다운 돼서 
방에서 폰만 만지작 거리는 요즘.



2.

1의 청소를 하면서 머릿속도 감정도 좀 비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방청소도 좀 했죠.
옛날 그림 모아둔 파일이라든가 연습장이라던가... 
초중딩 때부터 모아뒀던 게임CD들도 찾아냈음. 추억돋네.
하지만 그림은 친구들에게 받은 그림들 말고는 파쇄기로 부숴버림.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못 처분했지만)  
후후...내 언젠가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파쇄기를 사놨지

옛날꺼말고 요즘것들도 많이 쌓였는데 (손낙서용)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한권씩 없애야겠음.

그리고 나 어릴적 그림 겁나 못그렸음.
으어비저시ㅏㅓ디ㅏㅓㅣ
오글거리는 멘트는 대체 왜 적어놓은거야
명불허전 중2병ㅓㅈ디ㅏ서ㅣ

지금도 잘 그리는 거 아니고 오글거리기는 한데
그래도 이 정도만큼은 아니었어.
뭐야 나... 발전이란 걸 하고 있긴 했구나
...하고 약간의 희망과 의욕을 얻었음 <-

하지만 마사루에 빠졌던 시기의 낙서는 지금봐도 훌륭.
(그 괴상함과 뻔뻔함이) 
요새는 이렇게 못그려서 섭섭...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게임잡지들을 버렸던 건 정말 후회됨.
생각해보면 난 만화책도 만화잡지도 아닌
겜잡지를 모으면서 거기 푹 빠져 살았었는데...

주절주절


만화책은 별로 안 모은 편인데 (딴 애들과 비교해 보면)
그나마도 안 보는 몇 권은 중고로 팔 생각.
알라딘 중고서점이 우리 도시에도 있어서 참 다행.


3.

부산여행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날씨인 만큼 식도락여행. 먹은거 다 맛있었어요.

젤 맛있었던 건 멸치회.
동생이 '사실 멸치는 끊임없이 성장해서
바다 깊은곳 어딘가엔 수백미터 짜리 대형 멸치가 돌아다니고 있다'
드립을 쳤다가 바로 검색해보고 망신 당함.
요샌 스마트폰이 있어서 참 다행이야.

인상깊었던 가게는 (줄서서 들어갔던) 꼼장어가게. 
임권택감독, 이순재옹 싸인이 걸려있었음.


4.

장염 걸렸나봐요.

원인으로 추측되는게 너무 많아서
(그중 가장 유력한 건 곰팡이가 핀 떡이 아깝다고 대충 씻어 끓인 떡국이랑 
뭔가 하여간... 엄청 오래된 무김치?랑 돼지고기를 볶은 거)
진짜 원인이 뭔진 모르겠고... 뭐, 알아봤자 의미도 없고

평소엔 식중독이고 장염이고 반나절만 앓으면 끝나는데 면역되서
왜 이렇게 며칠씩이나 걸릴 정도로 악화 됐는지는...
요 며칠 계속 점심에 밀가루 음식을 먹어서 그런가

매실차가 좋다길래 매실차 먹고있음.
배에 찜질팩도 얹어두고 있구요. 과연 시간 지나니까 속이 좀 편해지네요.

차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요새는 물대신 차를 마십니다. 중국인들처럼
커피는 기호품(넵 아직도 용케 갈아서 내려먹고 있음), 차는 식수.

기분 내고 싶을때는 인퓨저를 쓰지만 (선물 받은 거)
점점 다시팩으로 우리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어쩔 수 없어요. 무지 편함.
소형 다시팩에 찻잎 넣어서 1.7L를 한꺼번에+연하게 우려낸 다음  
컵 워머에 올려둔 미니 찻주전자에 따라두면
(그냥 컵은 위로 온기가 날라가서... 뚜껑이 있어줘야 좋음)
늘 따끈한 차를 마실 수 있음.
컵워머가 USB도 아니고 직통으로 코드꼽는 거라
화력(?)도 좋아서 완전 식은 차를 따라놔도 훅끈!

내가 정말 잘한 짓 = 몇년 전 컵워머를 산 거


5.

설마 올해는 비커밍이 끝나겠지

매 화를 그릴때마다 '죽지도 않고 또왔네'라는 느낌
...이게 무슨 말인지는 저도 잘은 모릅니다

다시는...

다시는 한 편당
20컷이 넘어가는 만화는 그리지 않겠음


6.

매번 걱정합니다 하지 않아도 될 글이나 말을 불쑥불쑥 하게 될까봐 그래서 아예 입을 다물때가 많은데... 사람까지 피하게 됨. 내가 나 지뢰인 거 아니까 입만 열면 언제 어떤 꿀꿀한 얘기가 퍽 터져나와서 분위기 초토화 시킬지 모르는 거야

...근데 그렇게 가만히만 있으면 내가 그저 무사태평하 잘 지내는 줄 알테니 그게 좀 억울하고
하지만 그렇다고 속에 있는걸 꺼내면 디게 티낸다고 끕끕해 하는 사람이 생길까봐 그게 또 두렵고 싫고

...걱정 한다면서 결국 또 이렇게 불쑥 썼구만 새벽 3시라서 그런가봄. 망할 놈의 새벽


Posted by 목탄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