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로 기분 좋아져서
이 글로 생존신고.


어제 특히 인상 깊었던 헤어롤 두 개.

누군가의 말대로
진짜 저럴 정도로 급하게 서둘렀어야 했을 사람은
따로 있었는데
정작 그 사람은 당일 꾸무적 댄 것도 부족해서
자기가 물러나는 순간까지도 그때 자기가 뭘 했는지를 숨겼죠.

그 세월호건이 탄핵사유가 아니었던 건 아쉬웠고요,
그래도 결과가 만장일치라서 속 시원했습니다.
특히
보는 사람이 답답할 정도로 본인이 수사를 거부해 왔던 게
도리어 자신의 떳떳하지 못함을 반증시켜
헌재의 그런 판결을 굳혀줬다는 사실이 깨소금이었음. 아주.

운 좋게도 11시 생방송을 지켜봤는데요.
한국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내가 보고 있다는 생각에
아주 묘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나이를 한참 더 먹고 어르신이 되면
'그땐 그랬었지'하고 어제 본 걸 회상하려나?


촛불집회가 큰 폭력사태 없이 성숙하게 진행돼서
(개인적으로 이 점이 특히 좋았음)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게 뿌듯했고

오히려 자칭보수쪽이 난동질이 훨씬 심하더라고
대체 뭐하는 짓이야 그게


이번 탄핵으로
과거의 묵은 찌꺼기가 한차례 크게 걸러지겠죠.
아주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앞으로는 정치계에서 독재자의 후광이 안 먹힐 테니까.
다시는 또 그러지 말아야 하고.

솔직히 박근혜 집권 동안 이상한 사람들 너무 많았음.
민주주의의 대통령과 왕을 헷갈려하며 이상하게 구는 사람들이.
이제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일부 빼고는)
그들도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는 걸 알았겠지.


이번 일 덕분에...
아니면 그냥 이건 내가 전보다 나이를 먹어서
그렇게 된 걸 수도 있겠지만

전보다 뉴스와 시사방송을 훨씬 많이 챙겨보게 됐고
(특히 썰전 재밌음 진짜 재밌음. 유시민&전원책 이후로 쭉.)
대선주자들 관련 보도랑 정책도 찾아보게 됐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도 많이 하게 됐고요.


헬조선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여전히 여러모로 상황이 안 좋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늘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봐요.
일제강점기에서 독립하고, 군부독재에서 벗어나고
아직도 남아있던 독재 찌꺼기까지 마저 털었잖아요?
...라고 해도 이번에는 그걸 위해서
안 봐도 될 손해를 너무 많이 봤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자격미달 (전)대통령과 추종자들이 국격을 깎아먹었지만
국민들의 성숙한 시위문화로 체면을 다시 살렸잖습니까?
외신들의 반응을 보니까 아주 흐뭇하더라고.

이제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겠죠.
답답한 기다림이 끝나고 드디어 봄바람이 부니까.
빨리 5월이 왔으면 좋겠어요.



Posted by 목탄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