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일기 : 2010년 9월 7일. 바나나식초의 교훈

1.
정확히 2주 전에 바나나1 : 식초1 : 흑설탕1 비율로 바나나식초를 담가서,
실온에 하루, 냉장실에 2주 그렇게 숙성기간을 거쳤습니다.
드디어 개봉박두...


교훈

1) 흑설탕의 유통기한도 존중해야함
2) 흑설탕을 실온에 
    너무 오랫동안(=일주일 이상) 방치해 두면 안됨

3) 병이 너무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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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제법 먹을 만 한데...
순수하게 '맛'만 보면 오히려
시중에 파는 홍초보다 덜 시고 부드러워서 나름 괜춘한데
문제는 냄새가...

바나나식초 원래의 냄새는 아닌 거 같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얘기 일절 없었으니까

맨 처음 기획단계에서터 살짝 걱정됬던
흑설탕이 변질된듯...한? 기묘한 냄새가
바나나 식초로 변하니까 본격적으로 완전 응축되서 쩔어가지고;
어쩐지 식초에서 재활용비누 냄새가 나

= 즉 재활용비누 냄새가 나는 흑설탕으로 식초를 담갔다는 얘기

...그 때 썼던 흑설탕이 어떤 흑설탕이냐면
봉지가 뜯어진 채로 유통기한 8년지난 거 1kg짜리 발굴해 낸 거.
'집에 있는 음식물은 종류상태유통기한불문하고 무조건 버리지 않고 다 먹는다'는
우리집 절대법칙에 의하여
처음에 그걸로 띠기도 여러장 해먹고, 쿠키 해먹고...근데 탈도 안 나고 맛도 괜춘했지만
원래 요리에 백설탕도 잘 안넣는 우리집이 삼시세끼 흑설탕만 캐먹을 순 없고
결국 그 상태로 일주일인가 이주일 더 방치해뒀다가
빨리 써버려야겠다...하고 그걸로 식초를 담근건데

....아 근데 괜찮겠죠. 먹고 안죽겠죠. 그럼 먹는거야 우리집은.
요전에도 유통기한 4년전 냉동실 생선 궈먹고도 온가족이 무사했는데 뭐
우리집에서 이정도는 기본이야


그래도 저 이상한냄새식초의 좋은 점은,
1. 정말 저거 먹고 나면 식욕이 뚝 떨어짐.
2.'흑설탕의 유통기한은 무시해도 된다'는 엄마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었다


....냄새는 저래도 일단 먹을 수는 있기 때문에
우리집의 위대한 법칙에 근거하여 어떻게든 만들어 진 거 다 먹긴 해야겠고
최대한 빨리 먹어치우고 싶기 때문에, 
속버리더라도 희석시켜서 양을 불리지 말고, 하루에 한 두스푼씩 깡으로 먹으려구요.
살 쭉쭉 빠지겠네 야 신난다

......다음엔 더 잘만들어야지ㅠㅠㅠㅠㅠ

2.
딱히 이번 식초사건을 예견한 건 아니지만
요전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좋은 책을 발견했었어요.

'버리는 기술 - 다츠미 나기사'

우리집에 특히 필요한 책이구만. 꼭 사야지.


3.
이맘때 꽃게(특히 수컷)가 제철이라고 아부지가 꽃게를 한박스 사오셔서...

게는 좋지요. 게는 참 맛있으니까.
근데 보관도 난감하고 손질도 귀찮고, 먹을때도 피곤하고,
먹고 난 다음 쓰레기 껍질도 엄청 많이나오고
좀 떫은 반응을 보여준 엄마와 나. 그래서 아부지가 좀 삐지신듯.

아무튼 들어온 당일엔 꽃게찜. (된장풀고 푹 삶아서)
다음날엔 꽃게탕. 다음날에도 꽃게탕(재탕)
그래도 사오신 성의를 봐서 열심히 만들어 드렸는데
막상 아버지는 외식이다 뭐다 하시면서 식사때 집에 안 계시고..
그래서 이적까지 한 입도 못 드셔봤음.
그러지말고 내일은 꽃게탕 꼭 좀 드세유. 그래도 딸이 성의껏 만든건데.


4.
은근슬쩍 알라딘 창작블로그 추천버튼이랑
다음뷰추천버튼(손가락버튼)을 달았는데요...

눌러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누른거랑친구들에게 부탁한 것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