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독일 전통의상. 던들스커트와 레더호젠.
독일에서 축제라도 열리면 종종 볼 수 있는 복장.
특히 던들스커트는 이뻐서
예전부터 쭉 좋아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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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독일에 대한 책이 있길래 한 번 읽어봤습니다.
무려 독일에 정착해서 독일여자랑 결혼한 '미국인'이 쓴 독일 이야기.
그러니까 독일인 본인들은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은데
제3자가 '우와 쟤들 왜 저래?' 하고 포인트 찍은 것들이 나온다 이거지...
책 내용은 기대했던 대로였습니다.
저자가 툭하면 '다른 유럽나라에 비해 그닥 재미와 낭만은 없지만~' 이러고 있는데
이봐요 독일사람들에게 실례잖아ㅋㅋㅋㅋ
근데 하긴 독일하면 '물건 잘만듬' '깔끔' '무뚝뚝' '완벽주의' '잘 삼' 대충 이런 느낌이니까.
더 나아가면 '전쟁' '나치' '통일' 이런 무거운 거...이탈리아나 프랑스같은 뭔가 샤랄라한 맛은 없지.
하지만 독일인의 꼬장꼬장한 성격과 관습같은 건 꽤 재미있던데?
(근데 내가 직접 거기서 겪으면 피곤할 거 같긴 하다...)
※ 책에 나온 걸 바탕으로 재미삼아 그린 거.
독일을 글로만 배웠어요(...)
그래서 실제는 좀 다르다고 해도 전 모르는 겁니다. <-
독일인.
기본적으로 무뚝뚝하고 성실함.
부럽게도 근무시간과 노는날이 엄청 많음. <- 대신 일할 땐 빡시게
근데 그렇게 챙긴 여가시간 상당수를, 자기 집 돌보고 가꾸는 데 쓴다고.
30분 전부터 퇴근준비를 하기 때문에
그때 쯤에 업무 관련 연락을 하거나 일을 더 주면 굉ㅡ장히 짜증냄.
그리고 칼같은 시간관리 + 계획벌레. 최대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고 함.
집에서 빈둥대는 것 조차도 다 정해진 스케쥴대로. 그래서 '기계'라는 소릴 듣고 있음.
그 계획이랑 스케쥴이 갑자기 틀어지는 걸 싫어한다고.
웃는 얼굴을 무슨 데코레이션쯤으로 생각하는데
바로 그 데코레이션을 성가시다고 확 떼내버리는 실용적인(?) 성격.
저쪽이 아무리 불친절해도, 이쪽도 애당초 친절을 전혀 기대 안 했기 때문에
속상할 일 전혀 없다는 쿨한 가치관.
(물론 요즘들어서는 친절한 서비스도 생겨나고 있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은 '미국한테 가식이 옮았다'며 띄거워 한다고)
그리고 늘 완벽을 추구하는 만큼, 완벽하지 못하면 가차없이 비판.
솔직함이 미덕이랍시고 면전에서 대놓고 쏘아붙임. 봐주고 그런 거 없는거다.
그래서 다른 나라 사람들로부터 거만하다고 욕 좀 깨나 먹는데
그만큼 독일인도 다른나라 사람 욕하니까 괜찮.....나...?
별 일 없을땐 과묵한데, 일단 싸울일만 생기면 파이터기질. 과연 바이킹의 자손.
자기한테 불리하다 부당하다 싶은게 있으면 논리적으로 따박따박 쏴줌.
'조용히 넘어가자'며 가만히 삭히거나 회피하면 겁쟁이 취급당함.
설상가상 '내가 가장 합리적이고 옳다'라는 근자감이 기본 탑재되어 있어서
언쟁이 시작되면 잘 안 끝날 때가 많다고...orz
자기가 불쾌하면 그자리에서 거침없이 불쾌함을 표시하면서
즐거움,흥겨움은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잘 표시 안한다는 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나봐요.
대충 이런 사람들입니다.
원체 잘 웃지도 떠들지도 않고
정해진 시간동안 자기 영역에서 제 할 일만 하고
어쩌다 말 섞일 일이 생겨도
무표정이거나, 싸움나거나, 사람 띄겁게 만들거나...
'떨떠름&침울&인상' 3종세트.
누가 들이대기라도 하면 '뭐야 왜 이래?'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렇다고 완전 무시하면 무례하다고 화내고.
(낯선사람과 대화는 안해도, 인사만큼은 칼 같이 해야함)
참견하는 것도, 참견 받는 것도 싫어하면서
자기 불리한 것 만큼은 득달같이 따지러 오고
(가령.. 밤 10이후 샤워를 하거나 하루종일 조용히 지내야 하는 일요일에
못이라도 땅땅 박고 있으면 당장 죽일듯이 쳐 들어와서 설교하고 감)
또, 낯선사람=이방인=외국인에 대한 경계심은 추가 옵션.
좌우지간 참...사귀기 힘든 사람들이지만
어디까지나 '대외적'으로 그런 거지...
그러니까 직장이나 길거리, 가게 같은 곳에서 말이죠.
일단 특정 조건을 만족하기만 하면(?)
독일인도 원래 사람인지라 다정하고 친근해 진다는 거.
'놀아도 되는 시간/장소/상황'에서 술이랑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아지면,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싹싹하게 굴면서 잘 놀아주고
원래부터 친한 사람에게는 아주아주 잘 해준대요. 츤데레다 이거죠.(?)
'기다렸다는 듯이' <- 이건 책에서 나온 표현ㅋㅋㅋ
일단 친해져서 절친이 되기만 하면 포근한 면을 보여주니까
나름 공략하는 맛이 있음(?)
그렇다고 한꺼번에 확 친해지겠다고
아직 서먹한데도 먼저 들이대고 일방적으로 약속잡고 그러면
인상만 잡치니 조심하고,
(특히 갑자기 집으로 쳐들어가는 건 절대 안 됨. 절대로. 큰일남)
지킬 건 지키고, 제 할 일 잘 하는 것으로 좋은 인상을 유지한 채
오랫동안 깨알같이 신뢰를 쌓으면서, 가끔씩 휴일에 같이 약속도 잡고...
아무튼 그렇게 솥에 물 데우듯이,
포인트 쌓듯이 차츰차츰 친해지면 됩니다.
그러다 어느 기준치를 달성하게 되면 드디어 절친으로 승격(?)
그럼 그때부터 '다정해져도 됀다'고 누구한테 허락 받은 것 마냥
포풍친절해진다고.
...이런 성격은 다 공과 사가 아주 확실하고
'안전/안심'에 목마른 독일사람들의 기질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독일사람 특유의 완벽주의나, 계획성, 꼬장꼬장함, 경계심, 개인주의는
다 불안함에서 기인된 거라고.
옛날에는 나라가 하도 많이 쪼개져 있어서 불안불안
기껏 통일돼어 잘살게 됐나 싶었는데 그 후로 큰 전쟁 몇 번이고 벌이고
나치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욕먹고
나라가 반으로 쪼개지고, 힘들고 가난한 시기 보내고 하다보니
가난에서 벗어날 때 요긴하게 써먹은 근면함, 실용주의는
이후로도 쭉 습관으로 굳었고
꽁꽁 닫아놓고 나몰라라 하는 건 나치시절부터 생겨난 서글픈 버릇.
우울함과 삭막함도 그때 생겨났고.
아무튼, 그렇게 매사 딱딱하게 긴장타고 있기 때문에
깊숙히 들여보내도 괜찮겠다 싶은 상대를 만나면
긴장풀고 더욱 응석부리거나 받아주고 그런다는 거죠.
그래도, 젊은 세대로 와서는 '왜 우린 잘사는데도 우울하냐' 하고 자기 반성하면서
'완벽한게 전부가 아님' '외국인한테 보다 친철해지자'
'우리도 크리스마스랑 축제날 말고도 좀 더 많이 놀아보자' <-?
하고 가치전환 운동을 시작해서 서서히 분위기가 달라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보다 남들을 배려하려고 노력하고
융통성 있게 편하게 즐기면서 살려고 하는 거죠.
이런 독일사람들 성격에 대한 내용을 가장 흥미롭게 봤지만
그밖에 소시지와 맥주에 환장한 독일 (맥주를 못 마신다 하면 '대체 독일엔 왜 오셨수?' 그런다고)
의외로 독일 빵도 굉장히 맛있다는 거랑... 다른 부분들도 재밌게 봤어요.
아무튼 다른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재미있죠.
또, 유독 기억에 남는 건
2차세계대전과 '나치'에 대해 아직까지도 독일국민들 대부분이
엄청난 죄책감을 느끼고 부끄러워 하고 있다는 부분.
그래서 그런 쪽 화제가 나오기라도 하면 굉장히 곤란한 분위기가 되 버리고
(외국인은 감히 그런 얘길 입에 안 담는게 좋다고. '우리한테 시비거냐?'라고 생각)
'너희 조상은 그때 뭐했어?'그러면
앞다투어서 '우리 조상은 나치 반대했었대' 막 이런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