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 : 페이스 메이커...솔직히 전...

페이스 메이커 감독 김달중 (2011 / 한국) 출연 김명민,안성기,고아라 상세보기

그냥 그랬습니다.
김명민과 안성기 네임드 때문에 제가 너무 기대했나봐요; 

그래도 김명민씨는 확실히 고생하신 듯 하지만,
솔직히 그 고생이 좀 아깝다는 기분이...
안성기씨는 다른사람이 맡아도 별 상관 없을 역을 맡으셔서 아쉽;
(연기가 어떻다는 게 아니라, 그 캐릭터 자체가...
 그냥 설명하고 무게잡으면 끝.)


전 조조로 봤는데 (그나저나 오늘이 개봉일이었군..몰랐네)
 
10점만점에 7점쯤? 

예고편이 본편보다 더 호감가는 케이스.
배우분들의 이름이 살짝 아까운 영화.
꼭 영화관에서 볼 필요는 없을 듯한 영화.

보는 걸 뜯어 말리지도 않지만 '반드시 꼭봐라!'하고 추천하고 싶지도 않은...
뭐 그런 수준.

근데 네이버 평점은 엄청 높네요-_-; 
사람들 평도 괜찮은 듯 하고;




흠........





............




...뭐 하긴,    <- 팔랑귀

영화를 보면서, 감독이든 배우든 같이 보자고 한 사람이든
누군가를 멱살잡고 원망하고 싶은 기분까지는 안 드니까... 
내용 자체도 무난해서
보고나서 입맛이 쓰다거나 떫다던가 께림칙한다거나
그런 우울하고 축져지는 기분은 안 들어요.
외출해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며 적당히 무난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수준. 

 

참, 사실 제가 원래 
덤덤함이나 무뚝함 속에서 은근하게 배어나오거나,
디테일한 리얼함 속에서 헛점을 푹 파고드는 그런 류의 감동을 좋아하지
이 영화처럼 각종 드라마틱 장치를 이용해서 
보란듯이 감동 유도하는 걸  (그리고 오글오글 한 거랑.아놔 그 빨간우산-_-;;) 
그닥 안 좋아하거든요-_-; 
그런 개인 취향땜에 감점시킨 것도 좀 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시작부터
'이런이런 류의 감동을 드릴 예정입니다~'
'제가(감독) 여러분(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바로 무엇무엇 입니다~'
'클라이막스에선 아마 이런 장면이 나올테지요~' 라고 
친절히 알려주고 정말로 그대로 하는 그런 영화입니다.

이런 정직한 친절함(?)을 별로 안 싫어하는 분이라면
감동적이고 따뜻한 좋은 영화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암만 그래도 평점9는 좀 부풀려진 점수 같은데 

※어디까지나 개인소견이니까 사람에 따라 공감이 안 갈 수도 있음
그리고, 안하려고 노력했지만, 혹시라도 나도 모르는 새 스포일을 했을 수도 있음. 주의.
 


1)
기껏 소재로 삼은
육상선수,페이스 메이커의 전문성/리얼함을 살리기 보단, 
그냥...드라마와 성공담...아, 이거 스포일인가; 
아니, 그 정도 까지는 아닌가?

하여튼,

페이스 메이커가 뭐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주긴 하지만
훈련과정에서 선수들만이 느낄 수 있는 진한 경험이나,
마라톤이란 종목 특유의 고독함, 자신과의 싸움 그런 걸 보여주기 보다는

주인공을 기준으로 인물들을
악역/선역으로 나눠놓고 드라마찍는 그런 느낌?
 
(그 왜 있잖아요...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공항배경 드라마, 주방배경 드라마, 경찰서배경 드라마, 
 병원 배경 드라마들처럼, 현실직업세계와는
 여러 발자국 떨어져 보이는 픽션월드.)

마라톤에 대해 더 진한 걸 느끼고 싶으시면
이 영화보단 차라리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의 마라톤특집을 보시는 게 더 나을듯요


2)
형제,친구,경제적사정,부상,멜로(?),음모(?),갈등,서러움,분노
희생,과거청산,자아성찰,페이스메이커의 역할,결론은 역시 1등이 최고다<-읭?

한 영화에서 얘깃거리가 참 골고루도 나오는데요
그 중 서너가지에만 집중해도 감독이 하고 싶은 말 충분히 전달 됐을거라고 보는데...
좀 중구난방이란 느낌. 저 모든 걸 슬쩍슬쩍 맛 만봐서
식당에서 제대로 된 한끼를 먹은 게 아니라, 마트 시식코너를 돌고 온 기분.


3)
주인공과 대립하는 조연들은 꼭 그렇게 소리를 질러야만 맛인가?

그리고 알 거 같으면서도 통 모르겠는 조연들의 감정변화.
특히 그...선수촌에서 김명민을 따시켰던 걔.


4)
마라톤은 고독함,자신과의 싸움이란 이미지가 있으니까
달리는 모습과 숨소리만 보여주고 들려줘도 충분히 감동 받았을 텐데 

막 계속 해설로 (방송사의 예능 자막처럼)
이게 얼마나 대단하고 영웅적이고 감동적인 일인지 일일이 풀어서 설명해주는데...
듣는 내가 다 민망...실제 올림픽방송이었어도 민망했을 듯. 
그르지마요;


5)
몇몇 캐릭터 설정때문에
영화의 설득력과 진정성이 많이 까먹혀버린 느낌;

특히 고아라가 맡은 역... (연기자체는 약간 들뜬듯 해도 볼만 했지만)
역할 자체는 그냥 같은 선수촌 무명선수나 닭집 알바생이였어도 상관 없었을텐데
덕분에 영화를 판타지청춘물로 만들어버림
(그나저나 유명하다면서 왜 그렇게 잘도 싸돌아다님?
 그리고 왜 아무도 신경 안쓰지? 스쿠터타고 바로 옆을 돌아다니는데)

최태준이 맡은 역도...
너무 단순하다 못해 저거 국내 메달리스트들에게 실례 아닌가...싶을 정도;

차라리 이 두 사람을 합쳐서(라기보단 고아라 역을 '응원'으로만 돌리고) 
최태준이 김명민과 갈등->이해와 교류->신뢰 순으로 
우정내지 화해하는 역이었음 어땠을까 싶었고... 아, 이것도 식상한가?
 

2. 좀 괜찮았던 점.

실제 선수들의 카메오 출현? 그리고
용병흑형... 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