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S가 워낙에 스케일은 장대하고, 아주 깊이 파고계신 매니아분들도 많은데
제가 알고 있는 건 그 분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얕은 편이라서
(국내에 나온 단행본 12권까지 다 사서 몇 번이고 다시 읽고있긴 한데...
단행본 밖의 다른 정보들은 전혀 모름. 작가의 근황이라든가...)
자세한 소개나 감상은 엄두가 안 나니 지금 당장은 생략하고...
...언제 따로 짬을 내서 하든가 말든가 해야지.
뭐 일단 그래도
FSS를 아예 모르는 분 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 좀 하자면
<나가노 마모루의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
- SF(거대로봇+인공생명체)랑 판타지(기사+마법)랑
이것저것 한데 뒤섞인 신화(작가는 신화라고 주장) 일단, 주인공부터가 '신'
- 작가가 1권부터 '연표'를 공개. 아주 그냥 우주의 역사 스케일의 연표.
어떠한 사건과 인물을 거쳐 최종 엔딩이 어떻게 나올 지는 독자들도 다 알고 시작함.
만화는 그 연표 속 사건들을 부분부분 뚝뚝 떼어서 보여줄 뿐.
- 즉, 시간대가 완전 작가 지맘대로 진행됨.
갑자기 까마득한 과거가 나오다가 껑충 몇천년은 건너뛰고 얘기 진행되다가
또 갑자기 다른 차원 얘기가 나오다가, 아예 장르가 확 바뀌기도 (ex>프롬나드)
- 권말 추가설명이 엄청나게 많다
↑ 이런 느낌으로. 근데 이런 걸 다 읽어줘야 재밌음.
- 떡밥과 반전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80%이상이 떡밥과 반전.
- 신간 나오는 속도가 엄청나게 느림
- 하여튼 범상치 않은 만화
원래 작가가 메카닉디자이너로 유명했던 만큼 화려한 로봇..아니, 모터헤드 디자인에
전위적이고 몽상적이고 때론 기괴하기도 한 캐릭터 디자인.
의상디자인도 획기적.
그리고 밥 먹고 이런 것 만 생각하고 있나...싶은 엄청난 세계관과 배경설정
그리고 개그센스가 좀 기묘하달까...
중간중간에 확실히 '맛이 간 듯한' 대사나 행동들이 나오고
그 와중에도 왕정이야기+신화 특유의 간지작살도 있고
독특하긴 엄청 독특한데 스케일도 엄청 큰 만화입니다.
'이건 시간과 차원에 걸쳐져있는 신화니까!' 하고 통 크게 나가는 대범함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암만 봐도 자기가 질려서 의상디자인을 바꾼 거 같은데
'이러저러한 사회흐름 때문에...처음엔 이런 디자인으로 예상했었으나...'식으로,
뭐 하나를 놓고 부연설명을 그럴싸하게 붙여놓는 집요함이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캐릭터들은 도감이 필요할 정도로 엄청 많은데다
(그래서 누가 가장 맘에 드는지 한 명만 찝어내질 못하겠음. 꼭 세명만 고르자면
뷰라드, 카이엔, 로그너인가...)
배경에 흐르듯이 지나가는 작은 컷 하나가, 어떤 장면의 한 부분이자 암시라서
뒷권의 구체적인 사건을 보고난 후, 다시 정주행을 했을때
'아, 이게 그 장면이었어?'
이래서 집에 모셔두고 사골 우려먹듯이 보면서
그때마다 하나둘 씩 '월리를 찾아라'처럼 쏙쏙 발견해 주는 게 제맛이지
한 두번만 쓱 훑어 봐선 모르고 넘어가는 게 훨씬 더 많아요.
...그래서 일단 빠져서 파기 시작하면 계속 파게 되는 거죠ㅠㅠ